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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당정이 다주택자 증여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올리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다음 달부터 ‘전격’ 시행키로 했다. 다주택자 매물 유도를 위해 양도세율 인상은 내년 5월까지 유예해줬지만 반대로 ‘매물잠김’을 유발하는 증여는 유예기간 없이 곧바로 시행키로 했다.

‘수세’에 몰린 다주택자는 다급해졌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부담이 급증한 다주택자 중 일부는 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이달 안에 증여 ‘막차’를 탈 것으로 관측된다.

증여 취득세 강화 내달부터 ‘전격’ 시행될 듯..일부러 발표 안한 정부

13일 정치권과 정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병도 의원은 늦어도 오는 15일까지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다.

개정안에는 7·10 대책에 담긴 매매 취득세율 최대 12% 인상과 함께 증여 취득세율도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동시에 담긴다.

‘초미’의 관심사는 시행시기다. 한 의원은 개정안 부칙에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고 ‘공포한 날부터 시행’이라는 문구를 명시할 예정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우회수단으로 증여를 선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7·10 대책을 발표하면서 증여 취득세율 강화 방안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다주택자들이 사전에 증여로 우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법 완료까지 최소 수 주가 소요되는 데 이 기간 안에 다주택자가 증여로 우회해 버릴 수 있어서다.

앞서 행안부는 올해 1월 4주택자의 매매 취득세율을 4%로 상향했는데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지난해 12월 3일 기준 신규 계약부터 전격적으로 상향된 세율을 적용한 바 있다. 다만 입법예고 이전에 체결된 계약은 올해 3월 31일까지 약 4개월 유예를 준 바 있다.
증여하려면 2주 걸리는데.. 다급해진 다주택자 ‘증여’ 성공할까

종부세, 양도세 ‘세금폭탄’을 피해 자녀에게 증여를 하려던 다주택자는 다급해진 상황이다. 다음달 초 강화된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어서다. 증여가 유리한지 매매가 유리한지 각자 상황별로 유불리를 따져 보고 실제 증여 계약서를 작성해 계약금을 치르기까지 물리적으로 약 2주 정도는 소요된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증여 취득세는 증여를 받은 자녀 등이 내야 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은 “증여 취득세율 강화 소식이 전해진지 며칠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오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적어도 2주 안에는 증여 여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다주택자 자산가들이 기민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12·16 대책에 따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지난 6월말 까지 유예해 준 적이 있는데 이때도 증여로 우회하는 다주택자가 폭증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증여건수는 1566건으로 2006년~2019년 연평균 증여수 552건의 3배에 달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 증여건수는 516건으로 전달 대비 50% 급증했다. 2018년 8·2 대책에서도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강화하자 그 해 증여건수가 1만5327건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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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아이콘택트’ 지상렬과 조수희가 노사연의 주선으로 만났다.

13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개그맨 지상렬과 배우 조수희가 가수 노사연의 초대로 소개팅을 가졌다.

노사연은 “두 번째 서른을 넘기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뭘 잘해서 성공하고 올라가고 그런 삶보다 의미 있는 삶을 생각하게 됐다. 재밌게 살다가 의미있게 죽자다”라며 인생관을 언급했다.

이어 “내가 아이콘택트를 하러 온 게 아니다. 정말 의미 있는 만남을 준비했다. 주선하러 왔다. 내가 만남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의상도 반반 콘셉트다. 반은 남자, 반은 여자인데 색깔이 밝아서 잘 될 거로 믿는다”라며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노사연은 “10년 넘게 봐왔던 친구들이다. 베스트 후배 남녀다. 비밀로 했다. 오죽하면 비밀로 했겠냐”라며 애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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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맞춤방에 남녀가 등장했다. 노사연은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 남자는 지상렬이었다. 여자는 조수희였다.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다.

소개팅인지 모르고 나온 지상렬은 “어떤 분이 나올지 모르겠다. 원래 스케줄이 있었는데 매니저에게 이야기를 들을 때 어떤 분인지 몰라도 끌림이 있어서 나왔다”라고 말해 하하, 이상민, 강호동의 응원을 받았다.

노사연은 “둘이 외로워하더라. 소개팅은 싫다고 한다. 말하면 못 나오는 거다”라며 비밀로 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지상렬은 소개팅보다 남자를 더 좋아할 거다. 라디오를 같이 해서 친하고 가족 같다. 상렬이 어머니가 라디오 공개방송할 때 직접 와서 노래 들으시고 디너쇼에서 와주시고 늘 함께 해줬다. 최근에 건강이 안 좋아졌다. 어머니 보러 갔는데 상렬이가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장가가는 것 보고 싶죠 하니까 고개를 끄떡이셨다. 살아계실 때 좋은 만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따뜻한 마음을 드러냈다.

조수희에 대해서는 “10년 넘었다. 결혼기념일, 생일, 노사봉 언니 딸 결혼식에도 오고 가족 여행도 같이 다닌다. 두 번 정도 얘기했는데 다행히도 조수희가 남자 얼굴을 안 본다고 해 용기를 얻었다. 어떠냐고 했더니 몇살이냐고 물어보더라. 4세 차이라고 했더니 따로 한 번 만날게, 밥 한 번 먹자 라고 말한 적 있다. 싫다고 하지 않았다. 뭔가 딱 왔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조수희는 자신을 배우 겸 요리 연구가, 컬러리스트라고 소개했다. 조수희는 “너무 궁금하면서 두렵다.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안 알려주나. 나오면 출연자들이 울더라. 휴지 좀 들고 들어가겠다. 전혀 누군지 모르겠다”라며 당황했다.

노사연은 제작진을 통해 “두 사람이 결혼하면 이무송과 최초로 부부 주례를 할 거다. 축가는 내가 ‘만남’을 부를 거다. 이무송이 ‘사는 게 뭔지’로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공약을 세웠다. 이어 “성사가 안 되면 반반 옷을 찢고 가겠다. 사실은 나도 떨린다. 정말 기대되고 긴장된다. ‘너네 너무 외로워 보인다. 때가 왔다. 한 번 좋은 만남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쓸데없이 웃기려고 하지 마라. 진실하게 이야기 나눠봐라. 좋은 만남이 될 거로 믿는다'”라며 응원했다.

지상렬과 조수희는 서로를 마주보고 인사했지만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수희는 “저를 아세요?”라고 물었다. 지상렬은 “배우 분 아니냐”라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조수희는 “왜 내게 눈맞춤 신청을 했냐”고 이야기했지만 지상렬은 “내가 했다고요?”라며 되물었다. 지상렬은 “매니저가 (날) 되게 보고 싶어한다고”라고 해명했다. 조수희는 “나를 보고 싶다고 했냐”라고 잘못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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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통성명 후 다시 침묵했다. 이때 노사연이 등장해 이들을 놀라게 했다. 노사연은 “처음으로 주선해본다. 놀랐냐”고 얘기했고 지상렬과 조수희는 이제야 소개팅인 것을 알았다. 조수희는 “눈맞춤을 하라고 하니까 이제 떨린다”라며 웃었다. 지상렬은 진지해졌다.

눈맞춤 후 지상렬은 “이런 상황이 펼쳐질지 몰랐다”라고 했고 조수희는 “공개적으로 보이는 게 부담스럽지 않냐. 나도 부담스러운데”라며 걱정했다. 지상렬은 “나는 괜찮다. 혹시라도 수희 씨에게 리스크가 가면 절대 안 된다. 너무 부담 안 가져도 된다. 통편집이라는 게 있다”라며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조수희는 “언니가 얘기를 몇번 했다. 내가 계속 혼자 있으니까 혹시 상렬이 어떠냐”고 물어본 적 있다. 이런 자리를 위해 그런 걸 물어봤구나 한다”라고 말했다. 

지상렬은 이상형에 대해 “귀여움도 좋지만 잘생긴 스타일을 좋아했다. 조수희 씨도 반으로 나누면 잘생긴 과다”라며 호감을 표했다. 조수희는 웃어 보였다. 175cm라는 조수희는 “내가 키가 커서 나보다 키가 컸으면 한다. 남자가 작거나 마르면 내가 커보일 수 있다. 생긴 것보다 눈빛이나 웃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지상렬은 안경을 벗고 눈빛을 발산했지만 조수희는 “안경을 쓰시는 게 낫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들은 취미도 이야기했다. 조수희는 승마, 볼링, 배드민턴, 등산, 패러글라이딩, 스킨 스쿠버 등이 취미이며 합기도 킥복싱 유단자라고 말했다. 지상렬은 클래식을 좋아한다는 조수희의 말에 “그래서 목소리가 좋은가 보다. 채널A 아침뉴스로 출발해야 한다라며 칭찬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 건데 내 지갑과 재산을 다 줘도 흔들림 없이 관리를 잘 할 것 같다. 믿음이 있다. 보증 설 수 있는 사람”이라며 고백(?)했다. 노사연은 지상렬이 조수희를 마음에 들어한다고 생각했다.

조수희는 지상렬의 첫인상을 두고 “방송에서 본 선입견이 누구나 있을 것 같다. 농담을 잘하니까 사람이 진중하지 않은 느낌도 있고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완전 다른 것 같다. 화면보다 실물이 훨씬 잘생겼다. 깔끔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너무 깔끔하고 인상이 좋다”고 칭찬했다.

조수희는 “술을 마시기 보다는 요리의 재료로 생각한다. 주사는 어떠냐”고 물었다. 지상렬은 “졸다가 일어나 한 번 더 먹는 거다. 나와 술자리를 한 사람은 질척대더라 하는 분은 거의 없을 거다. 깔끔하다. 한잔 하실래요?”라며 직진 고백을 했다. 조수희는 “생각해 보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애견인인 지상렬은 강아지를 좋아햐나고 물었다. 다행히 조수희는 “좋아한다”라고 답했다. “어릴 때부터 마당에서 키웠다. 집에서 키우는 생각은 안 해봤다”라고 이야기했다. 지상렬은 “아내가 반대하면 절대 결혼 안 한다라고 인터뷰에서 말한 적 있다. 만약의 상황이지만 그건 안 맞는다. 다른 삶을 살아 터치할 수 없는 거다. 솔직한 게 낫지 무조건 좋다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노사연은 걱정했고 눈맞춤방에 찾아왔다. 노사연은 “강아지 얘기를 왜 했냐”라며 당황했다. 노사연은 “너네 안 되면 옷 찢는다. 잘 돼야해. 만약 잘 되면 주례를 이무송과 보겠다. 축가도 부른다”라며 간절히 바랐다.

지상렬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눈맞춤방에 남았다. 하지만 조수희는 방을 나가 안타깝게 했다. 알고 보니 조수희는 옆에 숨어 있었고 하하, 강호동, 이상민은 환호했다.

[경향신문]

북한군의 남침으로 전황이 급박했던 1950년 7월25일 국립박물관 경주분관 소장 유물 중 금관 등 금관총 출토유물 15점 등 139점이 대구로 이송되어 그곳의 한국은행 금괴와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뱅크 오브 아메리카’로 소개됐다. 국방부 제3국장인 김일환 대령이 최순봉 국립박물관 분관장으로부터 유물을 인계받아 대구로 이송했으며, 당시 최순주 재무부장관이 인수했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일화 1> “미국의 침략자들이 한국의 국보 유물을 송두리째 약탈했다”. 한국전쟁 도중 동베를린 영화관에서 구 소련 측이 방영한 뉴스였다. 경복궁 내 국립박물관 진열실의 텅빈 모습을 보여주고 ‘미군의 약탈’ 운운하며 맹렬히 비난한 것이다.

<일화 2> “저게 대체 어찌 된 것인가”. 1957년 9월 한국을 방문한 월남(베트남)의 응오 딘 지엠 대통령(재임 1956~1963)과 경복궁 산책에 나선 이승만 대통령(재임 1948~1960)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했다. 한국전쟁 중 공습을 받아 1만2000 조각으로 파괴·방치된 탑 1기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다름아닌 외국정상과 거닐다가 보았으니 얼마나 큰 망신인가. 이 탑이 법천사지 지광국사 현묘탑(국보 제101호)이다.

1950년 7월27일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이 작성한 2차 미국 소개 유물 124점 목록. 금동미륵반가상 등과 ‘두 귀 달린 청자 긴목항아리’ 등 다양한 유물들이 포함됐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다들 한국전쟁으로 피아간 엄청난 인명손실이 났다는 사실은 안다. 그러나 지광국사 현묘탑처럼 수백 수천년 이어온 문화유산의 피해 또한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또 전쟁이 발발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남부여대(男負女戴)하고 피란길에 오른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2만점에 가까운 문화유산이 ‘전격 비밀 소개(疏開) 작전’을 펼쳐 부산 피란길에 올랐고, 그 중 일부가 전쟁 초기에 일찌감치 바다건너 미국으로 이송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의 상징은 역시 1921년 출토된 금관 등 금관총 유물이다. 조선총독부는 경주 지방의 들끓는 여론에 밀려 금관총 출토유물을 서울로 가져오지 못했다. 경주에서는 지역민들의 십시일반 성금이 모여 박물관을 지었는데, 그것이 국립박물관 경주분관(현 국립경주박물관)이었다.|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경주 문화재를 지켜라!’

바야흐로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7월 25일이었다. 북한군의 공세에 낙동강 전선까지 밀린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에 손님이 찾아왔다. 국방부 제3국장 김일환 대령이었다.

“경주 분관에 소장된 주요 국보를 소개(疏開·분산 이동)하라는 (이승만) 대통령의 긴급 지령으로 왔습니다.”

최순봉 당시 경주분관장으로서는 일순 당황했다. 현역군인이 갑자기 나타나 유물을 내놓으라는 것이니…. 그러나 자초지종을 듣고나니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었다. 국립박물관 서울본관은 물론 개성·부여·공주분관은 이미 북한군 치하에 놓여있었고, 온전한 곳은 경주 분관 뿐이었다. 만약 경주까지 잃게되면 국립박물관의 모든 소장유물은 북한의 소유로 넘어가는 꼴이었다.

미국으로 소개되는 경주 유물 중에는 1942년 경주 황복사지 삼층석탑(국보 제37호) 해체수리 공사때 나온 사리함에서 발견된 순금제여래 좌상과 입상이 포함됐다.|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경주분관 직원들은 부랴부랴 중요 소장유물들을 챙겼다. 맨먼저 금관 등 금관총 출토 유물을 골랐다. 왜 하필 금관총 유물인가. 금관총 금관(국보 제87호) 등은 일제강점기인 1921년 국내에서 최초로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들이다. 조선총독부는 당초 금관총 출토 유물들을 서울로 옮길 작정이었다. 그러나 경주 여론이 들끓었다. 신라 건국의 토대가 된 박(朴)·석(昔)·김(金)씨와 이(李)·최(崔)·손(孫)·정(鄭)·설(薛)·배(裵)씨 가문대표가 모여 금관총 유물의 경주 소장 및 전시를 촉구했다. 대대적인 시민대회가 열렸고, 시민대표 10여명이 총독부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1923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금관총 유물을 소장·전시할 박물관을 건립했는데, 이것이 바로 경주박물관 분관이다. 이후 금령총(1924년)·서봉총(1926년)에서도 금관 등 황금제 유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금령총·서봉총 유물은 모두 서울로 옮겨졌고, 금관총 유물은 경주분관의 상징으로 남게 됐다.

임금의 편전이던 사정전과 부속건물인 만춘전, 대비의 침전이던 자경전 등은 국립박물관 진열 및 수장공간으로도 쓰였다. 그 건물들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24일 서울 수복작전 도중 최소한 6발의 포·폭격을 맞아 붕괴되거나 대파됐다. 건물 안에 진열되어 있던 유물들도 파괴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금관총 금관의 미국피란기

따라서 미국 피란길에 나설 문화재는 당연히 금관총 유물 등이 첫손가락으로 꼽힐 수밖에 없었다.

당시 경주분관이 작성한 ‘국립박물관 경주분관 소개물 목록’을 보면 25일 선정된 ‘제1급품’은 15점에 달했다. ‘금관총 금관’(국보 제87호)과 ‘순금제 허리띠’(국보 제88호), ‘순금제 귀고리’, ‘순금제 가락지’, ‘굽은 옥’과 ‘옥피리’, ‘은제 주발’ 등이 포함됐다. 1942년 경주 황복사터 삼층석탑 사리함에서 발견된 금제여래좌상(국보 제79호)과 금제여래입상(국보 제80호) 등도 선택됐다. 장상훈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당시 경주분관이 경황이 없는 와중에서 순금제 위주로 피란유물을 우선 선택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조선시대 대비의 침전이었고, 국립박물관 진열 및 수장공간으로 쓰인 자경전도 폭격으로 파괴됐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틀 뒤인 27일 김일환 대령이 다시 찾아왔다. 경주분관 직원들은 2순위, 즉 ‘제2급품’ 124점을 골랐다. 제2급품은 금동미륵보살반가상과 금동석가여래 좌상, 금동입상, 사천왕상 등 불상 및 불교조각, 두 귀 달린 청자 긴목항아리, 청자 국화형 그릇(청자국화형합), 청자 상감 구름 학 무늬 사발 등 청자 등이 포함됐다. 김일환 대령은 1차에 이어 2차로 선택된 유물들까지 대구 한국운행으로 이송했다. 139점의 유물은 역시 대구 피란 중이던 한국은행 금괴와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로 공수됐다.

이 소개작전으로 미국에 가있던 139점 중 금관총 유물과 황복사터 불상 등은 1957년 12월부터 미국 8개 도시를 순회하며 열린 최초의 해외전시(<한국국보전>)에 출품된 뒤 다른 전시품들과 함께 7년 여 만에 귀환했다.

법천사지 지광국사 현묘탑은 강원 원주 폐사지에 있다가 1911년 일본으로 반출된 뒤 10여차례 이전을 거듭하고, 한국전쟁 때는 직격탄을 맞아 산산조각 나는 비운을 겪었다. 경복궁내 진열본관도 대파됐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유물을 포장하라!”

그렇다면 서울의 국립박물관 본관의 사정은 어떠했는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때의 국립박물관장은 김재원(1909~1990)이었다. 김재원 관장은 독일 뮌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미술사학자였고, 1948년 4~12월 사이 미국내 여러 박물관을 방문하고 돌아온 국제통이었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직후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요원 대부분은 한강을 건너 피란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국립박물관 직원 누구도 ‘피란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었기에 전원 잔류했다. 박물관에 인공기가 걸렸고, 김용태라는 사람이 북한 내각 직속의 물질문화연구보존위원회 위원장이라며 나타났다.

경복궁 경내는 1950년 한국전쟁 때 치열한 서울 수복 작전의 와중에서 최소한 6발의 포탄과 폭탄을 맞았다. |장상훈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의 ‘국립박물관 아카이브 기행-16’, <박물관 신문> 2019년 4월호에서
김재원 관장의 직책은 박탈됐다. 박물관을 접수한 북한 물질문화연구보존위원회는 7월 중순 제1순위에 속하는 진열품을 시외로 모두 소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박물관 직원들은 “그 경우 유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극력 반대했다.

그 반대가 통했다. 국립박물관 소장 유물 중 1급에 해당되는 금속과 토·도기, 옥석·목칠·서화 등 총 1228점의 유물(상자 69개 분량)을 덕수궁 미술관 지하창고로 옮기는데 성공했다.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이 벌어져 전세가 역전되고 유엔군이 서울로 접근해오자 박물관도 분주해졌다. 위원장인 김용태가 국립박물관과 덕수궁미술관의 유물, 그리고 간송 전형필(1906~1962)의 개인소장품 등을 모두 포장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철수 때 북한으로 가져간다는 것이었다.

1950년 10월5일 김재원 국립박물관장이 경무대 경찰서장에게 보낸 ‘박물관 소장 진열품 수호 보관에 관한 문건’. 북한 치하에서 박물관 요원들이 “박물관 유물을 모두 포장하라” “중요유물은 외곽으로 소개하라”는 북한 물질문화보존연구위원회의 지시를 갖가지 이유로 지연시킨 사연을 구체적으로 보고했다. 문건은 “결국 괴뢰기관(북한 물질문화보존연구위원회)가 아군(국군과 유엔군)의 격렬한 포성에 경악해서 도주함으로써 유물수호작전은 성공을 거두었다”고 기록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숨막히는 지연작전

이때부터 박물관 요원들의 암묵적인 지연 작전이 시작됐다. 덕수궁 미술관 지하창고에 보관된 유물 중 최상품을 따로 포장해서 소개하라는 지시에 “시내 최고의 안전지대로 인정되는 종묘 안에 방공 지하실을 구축해서 그 안에 보관하자”고 주장함으로써 시간을 끌었다. 실제로 지하실 구축 공사에 착수하면서 시일을 지연시켰다. 또 포장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유물 5개를 포장하는데 사흘이 걸릴 정도로 시간을 끌었다. 그렇게 포장이 다 끝나면 ‘아차! 유물목록을 써야하는데 그만 빠뜨렸네!’ 하면서 풀렀다가 포장하기를 반복했다.”(김재원의 <박물관과 한평생>·1992)

1950년 11월30일 백낙준 문교부장관이 김재원 국립박물관장에게 보내는 영문편지. 소장품의 소개(피란)을 허거하는 편지이다. 공문이 아니라 편지, 그것도 국문이 아닌 영문으로 작성했다. 정식 결재 계통을 밟을 경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염려가 작용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고려자기 싸는 데는 종이가 많이 필요하다느니, 회화는 습기가 들지 않아야 한다느니, 불상은 머리부분이 떨어질 수 있다느니 하는 등의 갖가지 이유를 댔다. 그렇게 포장된 유물을 궤짝에 넣어야 했다. 그러나 전쟁 중에 궤짝을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판자를 사서 상자로 꾸며야 한다”며 하루를 더 소비했다. 여기에 “목수가 없다” “못이 없다”고 또 시간을 끌었다. 그렇게 시간을 끈 이는 훗날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를 쓴 미술사학자 최순우(1916~1984)와 이화여대 박물관 고문역을 지낸 장규서였다.(김재원의 <경복궁야화>·1990)

9월24일 새벽부터 유엔군과 한국군이 도심 진출을 시도하자 다급해진 북한의 김용태 물질문화연구보존회 위원장이 동료들과 함께 도주했다. 당시 국립박물관 박물감(학예연구관)이었던 황수영 전 동국대총장(2018~2011)은 “김용태 등이 도주하면서 박물관 수장고 열쇠를 나에게 주고 떠났다”고 회고했다. 김용태의 입장에서는 지연작전을 펼친 박물관원들을 괘씸하게 여겨 골탕먹일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쿨’하게 떠난 셈이다. 북한군이 후퇴하자 유물을 지켜낸 박물관 요원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1950년 12월 벌어진 유물의 전격 비밀 소개 작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는 당시 미국공보원 한국지부장이었던 유진 크네즈(왼쪽)였다. 크네즈는 “유물 이송을 도와달라”는 김재원 관장의 부탁을 듣고 트럭과 열차 수송을 도맡아했다. 미국 정부의 허락도 얻지 않았지만 징계를 무릅쓰고 도왔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공습에 파괴된 경복궁과 박물관 유물

그러나 적 치하에서 벗어났다고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9월 24일 새벽부터 미 해병과 한국군이 서울 서측방의 연희고지 능선(안산과 연희동 104고지 사이)을 차지하기 위한 대대적인 작전을 벌였다. 서울 탈환의 최대고비이자 격전지였던 이 전투에 맹렬한 포격과 공습이 수반됐다. 1963년 국립박물관이 작성한 문건(‘첩보조사보고지시’)은 “국립박물관 등을 장악하고 있던 괴뢰기관(북한의 물질문화연구보존위원회)이 도주한 1950년 9월 24일 경복궁 경내에 6발 이상의 폭탄이 공중에서 투하됐다”고 기록했다. 기사의 첫머리에 인용한 지광국사 현묘탑도 이때의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된 것이다. 그 뿐이 아니었다.

1950년 12월2일 김재원 관장이 연합군최고사령부 민간교육정보국의 미술 및 기념물 부서의 과장 조지 케이트에게 보낸 편지. 만약 한국전쟁이 확전되거나 제3차대전으로 비화할 경우 한국문화재의 국외반출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수송수단이 없으므로 도와달라고 했다. |김리나의 논문(‘한국전쟁 시기 문화재 피난사’)에서
훗날 박물관이 작성한 ‘첩보조사보고지시’(1963년)와 ‘유물정리사무지연의 요인’(1957년 이후), ‘국립박물관 소장품 정리상황통계표’(1959년 10월5일) 등에 따르면 박물관 건물로 쓰이던 진열본관, 사정전(임금이 정사를 펼치던 편전)과 그 부속건물인 만춘전, 자경전(대비의 침전), 신창고 등이 피격됐다.

도자와 목공, 회화, 의상 등의 유물을 보관한 만춘전은 직격탄을 맞아 괴멸됐고, 활자와 무기, 무구(武具) 등을 보관하던 만춘전 회랑도 지근탄(가까운 곳에서 쏜 탄환)을 맞아 대파했다. 또 임금의 편전이자 박물관 건물로 쓰일 때는 도자기와 목공을 보관하던 사정전과, 각 시대의 토기와 도기, 와당 등 발굴품을 보관하던 사정전의 회랑 및 창고도 역시 크게 파괴됐다. 발굴품과 토기·도기 그리고 회화와 탁본을 보관중이던 신창고 역시 포탄이 명중했다. 중앙아시아 유물과 서화, 도자 및 귀중품이 보관되어 있던 본관 창고도 크게 부서졌다.

전쟁이 확전될 경우 한국문화재를 미국에 옮기게 해달라는 한국측 요청에 미국은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1951년 2월9일자 미 국무부가 보낸 전문(왼쪽)에는 “운송과 보험비용이 많이 들고 현재의 포장상태로는 미국까지 가기가 적합치 않다”고 했고, 2월21일 딘 에치슨 미국무장관(1893~1971)이 주미대사관에 보낸 전보(오른쪽)는 “한국 문화재를 해외로 옮길 경우 안전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리나의 논문에서
■1급 유물이 공습에서 비껴난 이유

이 피격으로 인한 문화재의 피해는 필설로 다할 수 없다.

“진열관 뒤에 북한군이 죽어 있었다. 만춘전에 소장된 의상이 전멸됐고, 대형 티벳금동라마불상이 완전 파괴됐다. 또 중앙아시아 유물 중 미라 1구가 부서져 흩어져 있었다. 이 미라는 전쟁직전 전시되어 수천명의 관람객이 구경했던 것인데….”(김재원의 <경복궁야화>·1990)

9·28 수복 후 경복궁을 찾은 김재원 관장은 참상을 목격하고는 망연자실했다.

“관원 전원이 동원되어 무너지거나 대파된 창고들을 파헤치고 유물의 파편들을 모았다. 그러나 사실상 원형을 식별하기 힘든 것이 다수였다. 그 태반이 파편으로 남았거나 혹은 멸실됐다.”(‘첩보조사지시보고’)

유물정리작업은 1953년 7월 휴전 이후에도 무려 10년간 이어졌다. 박물관원들은 폭격 맞은 뒷자리 흙을 채로 쳐서 조그만 유물 파편 한조각에 이르기까지 수습했다. 비단 경복궁 내 박물관 뿐이 아니었다. 남산 기슭에 있던 국립과학관은 소장품 전체와 함께 소실되었고, 덕수궁 석조전 또한 폭탄을 맞아 내부가 전소했다. ‘첩보조사지시보고’에 따르면 최종 집계된 ‘전쟁으로 사라진 소장품 총수량’은 7109점에 달한다.

또 하나 특기할만한 일이 있다. 북한군 치하에서 국립박물관의 국보급 핵심소장품들을 덕수궁미술관 지하창고로 옮긴 것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는 것이다. 덕수궁 석조전 역시 피격했지만 미술관 지하창고는 멀쩡했던 것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국보급 핵심유물을 시외곽으로 분산하라는 북한 기관의 명령도 그랬고, 그 명령에 따르지 않고 덕수궁미술관 지하창고를 고집한 박물관원들의 판단도 그랬다. 가령 서봉총·금령총 금관과 두 구의 반가사유상 등을 옮기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겠는가. 생각할수록 모골이 송연할 따름이다.

미국정부의 소극적인 반응에 비해 하와이 호놀루루 예술원이 한국문화재의 이송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951년 3월5일 호놀루루 예술원은 한국문화재를 호놀루루 박물관으로 옮기고 김재원 관장이 이를 관리할 것을 제의했다.| 김리나의 논문에서
■한국문화재의 부산피란을 진두지휘한 미국인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은 문화유산은 1950년 10월 중국군의 개입으로 다시 고비를 맞는다. 11월 말 전황이 심각해졌을 때 김재원 관장에게 “박물관 소장 유물을 소개하는 게 좋겠다”고 귀띔해준 이가 있었다. 바로 부산에 있던 미국공보원 한국지부장인 유진 크네즈(1916~2010)였다.

김재원 관장은 당시 백낙준 문교부장관을 세 번이나 찾아가 “박물관 유물을 옮기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마침내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문교부장관은 11월30일 정식 공문 대신 영문 편지 형식으로 ‘유물의 피란’을 허가했다. 관공서의 정식공문이라면 서기-계장-과장-차관 등 모든 계통의 관리가 열람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정부가 박물관 유물을 소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시민들이 동요할 수 있기 때문에 영문 편지 형식을 빌려 비밀수송작전을 펼친 것이다. 그러나 부산으로 갈 수송수단이 없었다.

김재원 관장이 연합군 총사령부에 “수송수단 좀 제공해달라”는 편지를 보냈지만 묵살당했다. 결국 김 관장은 “유물을 옮기라”고 귀띔해준 크네즈 미국공보원 한국지부장에게 매달렸다. 크네즈는 “(주한 미국대사인) 존 무초(1900~1991)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돌려보냈다. 그러나 김관장의 두번째 방문을 받고 결심을 굳힌다.

“철수의 책임을 내(크네즈)가 개인적으로 지기로 했다. 한국유물이 북한군 수중에 들어가거나 더 나쁜 일이 생긴다면 극심한 비난을 받게 되리라는 것을 확신했다.”(크네즈의 <한 이방인의 한국사랑>·1997)

1951년 7월9일 이승만 대통령이 문교부 장관에게 보낸 문서. “호놀루루 예술원이 자비로 한국문화재를 반출 보관하겠다는 제의도 했고, 전시도 하겠다니 호놀루루로 문화재를 옮기라”는 지시가 담겨있다.|국가기록원 제공
크네즈는 미국 대사관의 허락없이 국립박물관과 덕수궁미술관 소장 유물의 ‘비밀소개작전’에 가담하기로 한 것이다. 만약 발각된다면 직위가 박탈될 수 있었다. 기왕 한국측을 돕기로 마음 먹은 이상 분주히 움직였다.

우선 미군 군용열차가 전쟁물자를 하역한 뒤 빈차로 부산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에 착안했다. 크네즈는 해방후 미군정 시절 교화국장을 지낸 예비역 대위였다. 그 신분을 이용해 열차를 징발했고, 대사관 트럭을 임시로 빌려 유물들을 열차로 옮겨 실어날랐다(12월 7일). 피란대열에는 국립박물관(소장품 83상자) 및 덕수궁미술관(155상자) 소장품 외에도 서울대 도서관 소장 <승정원일기> 3045책 등 규장각 도서가 포함되어 있었다.

특기할만한 일이 있다. 이 유물들을 따로 포장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또하나의 아이러니다. 왜냐면 유물들이 적 치하에서 북한의 명령을 받고 포장해놓은 채로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유물을 실은 열차는 나흘만에 부산에 도착했다. 다른 열차에게 수시로 길을 내줬고, 공산군의 공격이 의심될 때는 두어시간씩 멈춰서는 일이 다반사였다. 여기서도 크네즈의 역할이 빛났다. 모든 검문소마다 전화를 걸어 열차의 안전이동을 확인했고, 그 자신 군용기를 타고 부산까지 와서 유물의 무사도착을 두 눈으로 지켜보았다.

재미교포 이대수씨가 기증한 조선의 국새 ‘대군주보’. 미국인인 듯한 W B. Tom의 서명이 선명하다. 고종이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을 즈음 청나라와의 사대주의를 청산 하고 자주외교를 펼치겠다는 의지로 제작한 국새다. 그러나 한국전쟁 즈음 미국인인 W B. Tom 이 어떤 경로인지는 모르지만 이 국새를 수중에 넣어 자기 이름을 새겨넣은 것으로 보인다.|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오타니 컬렉션까지 구했다

이렇게 중요유물을 무사히 옮긴 김재원 관장에게 한 가지의 숙제가 더 남아있었다.

일본 승려 오타니 고즈이(大谷光瑞·1876~1948)가 약탈·수집해온 360여건 1500여점의 ‘중앙아시아 유물’(오타니 컬렉션)을 서울에 두고 온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그중 60여점의 벽화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1차 수송 때는 가져올 엄두도 내지 못했다. 수백년~1000년 이상 토벽 위에 그린 그림이라 트럭 및 열차 수송 중 충격을 받는다면 파손될 위험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독일유학파인 김관장은 독일의 뼈아픈 예를 떠올렸다.

즉 알베르트 폰 르 코크(1860~1930)과 알베르트 그륀베델(1856~1935)이 중앙아시아에서 가져온 벽화를 벽에 붙여둔 베를린 민속박물관이 제2차대전 중 공습을 받아 30%가 파손된 바 있다. 이때의 충격으로 박물관 벽화 책임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도 김관장은 잘 알고 있었다. 전전반측하던 김관장은 1951년 3월 말 국립박물관 소속 최순우와 덕수궁 미술관장인 이규필 등을 서울로 보내 ‘오타니 컬렉션의 부산 이송작전’을 벌였다.

최순우씨는 1·4 후퇴 후에도 홀로 박물관에 남아있던 수위 문억석씨와 함께 4주에 걸쳐 벽화를 뜯어 포장했다. 4월25일 덕수궁 미술관과 남산 분관(옛 국립민족학박물관)의 일부 소장품 등을 합해 미군트럭 3대분이 열차편으로 수송됐다. 이로써 국립박물관와 덕수궁미술관의 중요 소장품 430상자분 1만8883점이 무사히 부산으로 피란했다. 이후 김재원 관장에게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한국에서 근무하다 귀국한 미국 외교관의 편지였다.

“내가 베를린의 영화관에서 방영된 소련측의 뉴스를 보았습니다. 서울의 텅 빈 국립박물관 진열실을 보여주면서 ‘미국 침략자들이 한국의 국보를 송두리째 약탈해갔다’고 극렬하게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뉴스를 보고 나는 ‘아! 한국박물관 직원들이 문화재를 무사히 옮겼구나’하고 안도했습니다.”

최근 환수된 강원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38선 이북에 속한 속초는 한국전쟁 때 수복지역이어서 1951년 8~54년 11월까지 미군정이 실시된 곳이다. 이 와중에 신흥사 불화가 6개의 조각으로 나눠져 미군에 의해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계종 제공

■한국 문화재 몽땅 하와이 갈뻔한 사연

또하나 흥미로운 것은 유물의 ‘제2차 미국 소개 계획’도 추진중이었다는 사실이다. 김재원 관장은 중국군의 공세가 치열할 때인 1950년 12월2일 연합군 총사령부의 민간교육정보국에 “비상상황에…귀중한 문화재들을 국외로 반출하기를 원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미국무부는 비용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 미국정부로서는 ‘피란을 핑계로 문화재를 약탈한다’는 구 소련 등 공산권의 비난을 감수하기 어려웠다.

미국 정부는 그 대안으로 일본을 지목했다. 그러나 당시의 정서로는 한국문화재의 일본 피란은 어림없는 일이었다. 그 와중에 미국 하와이 호놀루루 예술원이 “우리가 받아주겠다”고 나섰다. 호놀루루 예술원은 “유물의 운송비용을 책임질 뿐 아니라 전시회도 추진할 것”이라고 적극 나섰다. 하지만 이 계획은 성사되지 않았다. 1951년 7월10일부터 정전회담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더는 박물관 유물이 다칠 위험은 희박해졌다.

‘영산회상도’는 1954년 6월까지는 신흥사에 봉안돼 있다가 어느 시기에 사라졌다. 미국 통신장교 폴 뷰포드 팬처가 1953~1954년 5월 사이 쵤영한 사진(왼쪽)에는 불화가법당에 봉안되어 있는데, 해병대 장교 리처드 브루스 락웰이 1954년 10월 무렵 찍은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다. |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협력지원팀장 제공·속초시립박물관 소장
■7000여점 잃고 중요유물 1만8880여점 지켰다

“남한과 북한이 같은 민족인데 왜 유물이 북한으로 가는 것에 그렇게 부정적이냐.”

2011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1회 국제청방패위원회에서 ‘한국전쟁 시기 문화재 피란사’를 발표한 김리나 홍익대 명예교수에게 한 미국인이 던진 질문이다. 김교수는 뜻밖 질문에 한참 생각하다가 “당시 북한은 공산국가로 적국의 위치에 있었다”고 답했단다. 하기야 외국인으로서는 ‘같은 민족이라면서 문화재가 남에 있으면 어떻고, 북에 있으면 어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또 ‘굳이 자기네 나라 문화재를 다른 나라(미국)로 피신시킬 필요가 있었냐’고 의문을 던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찌 외국인들이 1950년에 벌어진 동존상잔의 비극과 그 이후 70년간 이어진 갈등과 반목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만약 1950년 9월 문화유산들이 북한의 수중으로 넘어갔다면 어찌 되었을까. 지금까지 70년간 그 문화유산을 향유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언제까지 기약없는 세월을 보내야 할 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또 달리 생각해보면 전쟁이 일어나 포격과 폭격이 난무하는데 문화유산 담당자들이 나몰라라 제 몸만 피할 수 있는가. 어떤 경우든 문화유산을 가장 안전한 곳으로 옮겨놓아야 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전쟁은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 불가피하게 문화유산을 그대로 두었던 결과는 어떠했는가. 적군이 아닌 아군의 폭격으로 수많은 문화재들이 부서졌거나 사라졌다. 경복궁 내 전각과 박물관 유물은 대표적인 예에 불과하다.

남묘(서울 동작구 관왕묘), 벽제관, 수원 화성, 촉석루, 봉선사, 송광사, 내장사, 월정사, 건봉사 등이 주로 미군과 한국군에 의해 불에 탔거나 파괴됐다. 특히 전국의 사찰 31곳이 전소됐다. 종묘에 안치되어 있던 조선의 국새와 어보가 미군에게 무단 반출되고, 전국의 사찰에 소장되어 있던 경판과 불화들이 땔감으로 불에 태워졌거나 전리품으로 뜯겨져 나갔다.

‘W B. Tom’의 서명이 선명한 조선 고종의 국새와, 6조각으로 무자비하게 잘려 반출된 ‘신흥사 영산회상도’가 상징적이다. 물론 이 유물들은 천신만고 끝에 귀환했지만 지금 이 순간 한국전쟁의 와중에 무단 반출된 유물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전쟁의 참화 속에서 2만점에 가까운 문화유산을 지켜낸 박물관 직원들의 분투는 청사에 길이 빛난다. 김재원 초대박물관장의 언급이 심금을 울린다.

“내 일생에서 가장 자랑할만한 일이 있다면 우리 직원들과 함께 동산문화재 거의 전부를 전쟁의 와중에서 무사히 보관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이 기사를 쓰는데 장상훈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의 도움이 절대적이었습니다. 깊이있는 조언과 많은 자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또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의 미국반출목록(1950년)을 정리해서 보내준 국립경주박물관 김보경 주무관의 도움도 컸습니다. 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협력지원팀장도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프로야구 수도권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다 2군으로 내려간 한 선수가 에이전트 수수료 지급을 거부하며 분쟁이 발생했다.

타자 A 선수는 지난 2017년 원 소속팀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과 연봉 그리고 옵션이 포함된 4년짜리 계약이었다.

하지만 A 선수는 올해 1월, 당시 FA 계약을 주도했던 자신의 에이전트 B사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돌연 에이전트 수수료 지급을 거부해 논란에 휩싸였다. FA 협상 과정에서 에이전트의 역할이 미미했다는 이유에서다.

■ 에이전트 수수료? 컨설팅 비용?

B사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A 선수는 결국 프로야구선수협회에 진정 신청을 냈고, 현재 1차 조정 과정을 마친 상황이다. 1차 조정은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됐고, 조만간 2차 조정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B사는 수수료 미지급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B사 측 관계자는 “해당 선수가 협상 과정에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데, 우리는 그 당시 A 선수와 나눴던 카톡 대화 내용도 다 보관하고 있어요. 데이터도 저희가 다 만들어서 제공했고요.”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프로야구에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라 A 선수가 지급해야 하는 것은 에이전트 수수료가 아닌, 컨설팅 비용이라고도 했다. “2017년 계약 당시는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라, 저희는 컨설팅해준 거라고 보면 돼요. 실제 계약서에도 컨설팅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고 돼 있고요. 그래도 속상합니다. 한때 저희 소속 선수였는데 지금 이렇게 사이가 벌어진 것이….”

구단 측도 선수의 수수료 지급 거부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A 선수의 소속 구단 관계자는 “A 선수와 협상 당시, A가 들고 온 자료가 선수 개인이 준비할 수 없는 수준의 자료였고, 당시 계약서에도 에이전트 측에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항목도 포함돼 있었다”며 선수 측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  전체 몸값 뻥튀기용 ‘마이너스 옵션 계약’도 갑론을박

A 선수가 체결한 ‘마이너스 옵션’ 계약도 야구인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마이너스 옵션이란 선수가 일정 기록을 넘기지 못하면 해당 옵션에 걸린 금액을 토해내는 것을 말하는데, A 선수는 계약 당시 구단의 3년 계약을 4년으로 늘리기 위해 불리한 마이너스 옵션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마이너스 옵션이 갈 곳 없는 선수들과 전성기에서 내려온 소위 B, C급 선수들에게 너무나 불리한 계약 형태라고 주장했다. 안치용 KBSN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몸값을 부풀려서 발표하는 창구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며 “에이전트 제도가 인정된 이상 선수 측도 꼼꼼히 알아보고 계약해 연봉을 토해내는 일이 없으면 좋을 것”이라며 마이너스 옵션 계약을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반면 구단의 입장은 다르다. 수도권의 C 구단 단장은 “구단으로서도 먹튀 방지용 장치가 필요하지 않으냐”며 “선수 측에서 오히려 전체 발표액을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심정수와 김동주, 진필중 등이 마이너스 옵션을 체결했던 사례가 있다.

마이너스 옵션은 법적으론 문제가 없는 것일까? 프로야구에 능통한 한 변호사는 일반 근로자와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근로자에겐 마이너스 연봉 옵션은 분명 문제가 되죠.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은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습니다. 프로야구 계약 과정에서 마이너스 옵션 조항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 이해진 , 이지윤 기자]

(창녕=뉴스1) 여주연 기자 = 고 박원순 서울시장 발인이 엄수된 13일 오후 경남 창녕군 박원순 시장 생가 인근에 추모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0.7.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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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미래통합당이 성추행 의혹 규명에 총력전을 펼친다.

비극적 선택을 한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애도 기간을 보낸 만큼 앞으로는 피해자의 편에 서서 문제점을 살피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해영 최고위원이 지도부 중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피해호소인’에 대한 2차 가해 방지를 촉구하면서 이번 사태에 사과했다.


주호영 “서울시장 비서실 문제, 제보도 받았다…철저히 챙기겠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에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챙기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8일 당일에 피고소인(박 시장)에게 해당 사실이 전달 된 정황에는 “수사 상황이 상부로 보고되고 상부를 거쳐서 그것이 피고소인에게 바로 전달된 그런 흔적들이 있다”며 “사실이라면 공무상 비밀누설일 뿐 아니라 범죄를 덮기 위한 증거인멸 교사, 이런 형사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제보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서울시장 비서실의 문제에 대해서 제보가 들어와 있다”며 “문제를 은폐한다든지 왜곡한다든지 하면 훨씬 더 큰 사건이 될 것이란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피해자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약 4년간 지속적으로 성적 괴롭힘을 당했고 피해 사실을 서울시 내부에 알렸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 살리기 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통화를 하고 있다. 2020.7.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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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직후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당시 피해자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인권위에까지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 심기 보좌가 비서 역할’이라며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피해 여성에게 손을 내밀고 지켜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여성 인권을 위해 싸워왔던 고인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길임을 깨달아 달라”고 말했다.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서 “고소사실, 누가 박 시장에게 알렸나” 추궁 예정

통합당은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서부터 따져 물을 예정이다. 고소장을 접수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박 시장에게 내용이 전달됐다면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다.

또 이를 위해 관련 경찰 간부 등을 증인으로 요청할 계획이지만 민주당의 반대가 예상된다.

박완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통합당 간사는 통화에서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이대로 끝난다면 고소인 인권보장이 미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제도개선 사항도 살피겠다고 밝혔다.


아들 박주신씨 병역기피 의혹도 논란 계속…피고인들 “신체감정 위해 출국금지 해달라”

이와 별개로 박대출 의원은 이날 박 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해 박 시장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한 피고인들(의사 등)의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피고인들은 “저희들은 의사라는 전문 직업인으로서 또는 주권자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 서울시장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며 “검찰은 저희들에 대한 재판 절차에서 소재 파악도 못했던 박주신씨가 입국해 있으므로 증인신문과 신체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속히 출국금지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씨의 해외 체류 탓에 6년째 재판에 결론을 못 내고 있으니 이참에 빨리 결론을 내서 의혹을 풀자는 주장이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7.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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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 “2차 가해 절대 안돼, 국민께 깊은 사과”

한편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극도로 말을 아껴온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첫 사과도 나왔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시장이 시민운동가와 행정가로서 헌신한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피해호소인에 대한 비난이나 2차 가해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인 서울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권한대행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며 “당의 일원으로서 서울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서울 시정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 이해진 , 이지윤 기자]

(창녕=뉴스1) 여주연 기자 = 고 박원순 서울시장 발인이 엄수된 13일 오후 경남 창녕군 박원순 시장 생가 인근에 추모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0.7.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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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미래통합당이 성추행 의혹 규명에 총력전을 펼친다.

비극적 선택을 한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애도 기간을 보낸 만큼 앞으로는 피해자의 편에 서서 문제점을 살피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해영 최고위원이 지도부 중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피해호소인’에 대한 2차 가해 방지를 촉구하면서 이번 사태에 사과했다.


주호영 “서울시장 비서실 문제, 제보도 받았다…철저히 챙기겠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에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챙기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8일 당일에 피고소인(박 시장)에게 해당 사실이 전달 된 정황에는 “수사 상황이 상부로 보고되고 상부를 거쳐서 그것이 피고소인에게 바로 전달된 그런 흔적들이 있다”며 “사실이라면 공무상 비밀누설일 뿐 아니라 범죄를 덮기 위한 증거인멸 교사, 이런 형사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제보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서울시장 비서실의 문제에 대해서 제보가 들어와 있다”며 “문제를 은폐한다든지 왜곡한다든지 하면 훨씬 더 큰 사건이 될 것이란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피해자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약 4년간 지속적으로 성적 괴롭힘을 당했고 피해 사실을 서울시 내부에 알렸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 살리기 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통화를 하고 있다. 2020.7.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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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직후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당시 피해자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인권위에까지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 심기 보좌가 비서 역할’이라며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피해 여성에게 손을 내밀고 지켜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여성 인권을 위해 싸워왔던 고인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길임을 깨달아 달라”고 말했다.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서 “고소사실, 누가 박 시장에게 알렸나” 추궁 예정

통합당은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서부터 따져 물을 예정이다. 고소장을 접수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박 시장에게 내용이 전달됐다면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다.

또 이를 위해 관련 경찰 간부 등을 증인으로 요청할 계획이지만 민주당의 반대가 예상된다.

박완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통합당 간사는 통화에서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이대로 끝난다면 고소인 인권보장이 미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제도개선 사항도 살피겠다고 밝혔다.


아들 박주신씨 병역기피 의혹도 논란 계속…피고인들 “신체감정 위해 출국금지 해달라”

이와 별개로 박대출 의원은 이날 박 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해 박 시장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한 피고인들(의사 등)의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피고인들은 “저희들은 의사라는 전문 직업인으로서 또는 주권자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 서울시장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며 “검찰은 저희들에 대한 재판 절차에서 소재 파악도 못했던 박주신씨가 입국해 있으므로 증인신문과 신체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속히 출국금지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씨의 해외 체류 탓에 6년째 재판에 결론을 못 내고 있으니 이참에 빨리 결론을 내서 의혹을 풀자는 주장이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7.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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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 “2차 가해 절대 안돼, 국민께 깊은 사과”

한편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극도로 말을 아껴온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첫 사과도 나왔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시장이 시민운동가와 행정가로서 헌신한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피해호소인에 대한 비난이나 2차 가해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인 서울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권한대행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며 “당의 일원으로서 서울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서울 시정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로이터통신, 미 국무부 경제차관 인용해 보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행정부가 2013년 체결된 미중 회계협정을 파기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계협정이 파기되면 중국 기업에는 미국식 회계규정이 적용돼 미국 증시 상장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로이터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미국의 주주를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 기업을 불리하게 만들며 금융시장의 금본위제가 되는 우리의 우위를 약화시키는 국가안보 문제”라며 “(파기)조치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또 다른 행정부 관계자도 미중 간 양해각서(MOU)를 폐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백악관이 이번 논의에 관여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2013년 MOU에 따라 중국 기업에 미 회계규정 준수 의무를 면제해주고 있다. 즉 중국기업은 미국에 진출하더라도 미국식 대신 중국식 회계 규정을 따를 수 있다. 하지만 MOU 폐기로 중국기업에 미국식 회계규정이 적용되면 중국기업의 미국 증시 신규 상장은 현재보다 훨씬 어려워질 전망이다.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 정부 보완대책 촉구

2021년도 최저임금 (PG) [김토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2021년도 최저임금 (PG) [김토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소상공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 오른 8천72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아쉽지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소상공인 및 영세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 완화와 일자리 지키기를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 정부의 신속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위원회가 14일 새벽 내년 최저임금이 8천72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에 대해 아쉬운 감은 있으나 수용 입장을 밝힌다”고 표명했다.

연합회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은 인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주휴수당이 의무화된 것까지 포함하면 최저임금이 최근 3년간 50%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하로 사업 지속의 희망과 여력이 생기기를 기대했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현실이 극복될 수 있는 보완 대책을 범정부적으로 즉각 수립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보완 대책이 수반될 수 있도록 연합회 내부의 전열을 정비해 정부와 국회에 소상공인들의 의견을 모아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도 이루지 못한 소상공인 업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을 향후에는 반드시 이뤄내기 위해 법령 개정을 국회에 지속해서 건의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포함한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서 소상공인 대표성 강화 등 근본적인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중앙회도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면서도 “중소기업계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저임금법을 준수하고 고용유지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그동안 일자리 지키기 차원에서라도 최소한 최저임금이 동결돼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 완화와 취약계층 일자리 보호를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을 포함해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지원 및 역할 역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향후 기업들의 지급능력과 경제 상황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의 법적·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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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7·10 부동산대책 발표 직전까지 집값 상승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패닉 바잉'(Panic Buying·공포에 의한 사재기)과 규제 풍선효과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추가 대책 이후 매수세가 꺾이고 관망세가 형성될지 향후 집값에 관심을 쏟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해 이달 1일부터 7·10 대책 전인 9일까지 거래돼 신고까지 마친 서울 아파트 실거래(13일 기준) 702건을 분석한 결과, 강남·북 전역에서 신고가가 속출했다.

서울 대표 인기 주거지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이달 초부터 지난 9일까지 총 52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7건이 신고가 거래였다.

강남구는 거래 9건 중 5건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84㎡ 주택형은 이달 3일 26억5000만원(8층)에 팔린 게 최근 신고됐다. 지난달 최고가(24억9000만원, 16층)보다 1억6500만원 더 올랐다. 이 단지는 인근 대치동·삼성동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풍선효과로 수요가 넘어오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허가제 지역 주변에 상대적으로 선호가 밀렸던 수서동과 자곡동 등에서도 신고가가 이어졌다. 수서동 삼성아파트 전용 59㎡는 지난해 최고가(13억4500만원, 3층)보다 5200만원 비싼 13억9700만원(10층)에 지난 4일 계약됐고, 같은 날 자곡동 래미안강남힐즈 전용 101㎡도 최고가인 16억8000만원(8층)에 거래됐다.

서초구에서는 총 12건이 거래 신고됐는데 무려 8건이 신고가였다. 내곡동 서초포레스타2단지 전용 84㎡는 3월 최고가(12억6500만원)보다 7500만원 비싼 13억4000만원에 지난 5일 거래됐고, 서초동 롯데캐슬리버티는 6월 최고가(14억7000만원)보다 2900만원 오른 14억9900만원에 이달 1일 거래돼 신고가를 달성했다.

이 밖에 13건이 거래 신고된 송파구에선 절반에 가까운 6건이 신고가였고, 강동구 역시 거래 18건 중 8건이 신고가를 기록해 7·10 대책 전 주택 시장 과열이 극에 달했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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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News1 박정호 기자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정부가 앞서 지난달 6·17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일부 규제가 발효까지 시차가 있어 풍선효과 부작용이 발생했고, 또 거듭된 규제에도 집값이 계속 오르자 불안해진 수요자들이 집을 사들이면서 집값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6·17 대책이 경기·인천 규제에 집중되자 다시 서울로 수요가 몰리는 역풍선효과도 나타났다.

강북권도 마찬가지다. 대표 인기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총 37건이 거래 신고됐는데 절반 이상인 20건이 신고가 거래였다. 마포구 공덕동 한화꿈에그린 전용 113㎡는 지난해 최고가(12억4000만원)보다 9000만원 오른 13억3000만원에 이달 6일 거래됐다. 용산구 한남동 효성빌리지 전용 84㎡는 종전 최고가보다 1억2000만원 비싼 11억원(1층, 6일)에, 성동구 행당동 대림e편한세상 전용 84㎡도 앞선 최고가보다 5500만원 오른 11억원에 지난 5일 팔렸다.

중저가 단지가 포진한 외곽 지역에서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에선 총 162건의 거래 중 절반인 80건이 신고가였고,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에선 전체 104건 중 62건이 신고가 거래로 기록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11% 올라 지난해 12월16일(0.2%)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지난주 0.14%를 기록, 지난해 12월27일(0.15%)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과열됐던 서울 주택시장은 고강도 세금 규제인 7·10 대책 이후 매수세가 꺾이고 관망이 짙어지면서 다시 변곡점에 놓이게 됐다. 정부는 지난 10일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통해 종합부동산세는 최고 6%로,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는 각각 70%, 12%로 높이고, 아파트 임대사업자 혜택을 없앴다. 주택 보유 부담을 높여 투기를 차단하고,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도록 압박 수위를 한층 강화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가주택과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종부세 고지서 수령 후 세 부담을 더욱 피부로 느낄 것”이라며 “다주택 취득세율 중과로 집을 추가로 매입하는 수요 자체가 줄어들어 시장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박원순 성추행 의혹시기에 서울시 행정1부시장 역임
가짜미투 의혹 제기 “침실, 속옷 등 언어의 상징조작”
“피해자 2차 가해 막으려 죽음 선택” 주장도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선닷컴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배경에 대해 ‘가짜 미투’ 의혹을 13일 제기했다. 이날 전 여비서 A씨가 밝힌 피해사실 일부가 ‘상징조작에 의한 오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윤준병 의원이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역임한 것은 2018년 1월부터 2019년 4월로 피해자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기와 겹친다.홀짝게임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 근무하면서 피해자를 보아왔고 시장실 구조를 아는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이 있었다”며 “침실, 속옷 등 언어의 상징조작에 의한 오해 가능성에 대처하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했다. 이는 A씨가 주장한 성추행 피해사실 정황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윤 의원은 성추행으로 고소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박 시장을 가리켜 “누구보다도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분”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순수하고 자존심이 강한 분이시라 고소된 내용의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주변에 미안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이후에 전개될 진위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과 논란 과정에서 입게 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죽음으로서 답하신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박 시장이 성추행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선택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박 시장이)고인이 되셔서 직접 답을 주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제 살아있는 사람들의 추론만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하나파워볼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으로 이른바 ‘박원순계’로 구분되는 윤 의원은 “박 시장님은 통상의 기대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인지 감수성을 요청하셨고 그런 감수성을 가지고 시장 직을 수행하셨을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미투사건 관련 뉴스가 나올 때 마다 우리는 ‘박 시장님은 그런 부류의 사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이라고 농담으로 말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초대화면을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어 “고인의 명예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비정한 정치권, 특히 미래통합당에서 피해자의 2차 피해 여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이에나처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 같다”며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인권변호사로서, 시민운동가로서, 사회혁신가로서, 서울시장이라는 한 공인으로서 고인이 한국사회에서 이루어 왔던 소중한 일들을 지켜내고, 아직 이루지 못한 남아있는 일들을 이어서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숨진 박 시장을 향해 “사랑하고 존경한다”고도 했다.

앞선 이날 A씨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 시장이) 피해자를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으로 초대해, 지속적으로 음란한 문자를 전송하고 속옷만 입고 찍은 사진을 보내는 등 성적으로 괴롭혀왔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장이 갖는 위력 속에 어떠한 거부나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전형적인 위력 성폭력”이라고 했다.

고소인 측에 따르면 박 시장은 A씨 무릎에 난 멍을 보고는 “호 해주겠다”며 입술을 갖다대기도 했다. A씨 측은 박 시장의 성추행이 4년간 계속됐으며, 심지어 성추문으로 물러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이어졌다고 했다. 이 시기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었다.

A씨 측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서울시 내부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박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시장의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이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동료 비서관에게 부서를 옮겨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시장이 승인하지 않는 한 불가능했다”고도 했다. 동행복권파워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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